광고컬럼

작년 말 온에어 된 신세계 온라인 쇼핑몰 SSG.COM의 '쓱' 광고 시리즈가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해당 광고는 제작사인 HS 애드가 올해 '국민이 선택한 좋은 광고상'(한국광고주협회 선정) TV 부문에서 장관상을 받으며 다시 한 번 화제가 되었습니다.

 

 

'쓱' 시리즈의 광고 화면 연출이 미국 사실주의 화가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을 오마주 했다고 알려지면서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에드워드 호퍼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에드워드 호퍼' 검색어에 'ssg 광고', '쓱'이 연관 검색어로 뜰 정도입니다.

 

 

에드워드 호퍼는 현대 사실주의 미술의 거장 중 한 명으로 꼽히는데, 현대 도시인들의 고독과 고립을 정서와 상반된 화사한 색채를 활용해 표현한 것이 그의 독특한 화풍입니다. 무심하고 무표정한 인물, 화사한 공간과 빛의 대조를 활용해 그림 속의 공기로 1920년대 미국 사회에 만연했던 상실감과 허무를 표현해낸 것으로 유명합니다.

 

 

 

위 그림의 왼쪽은 에드워드 호퍼의 1932년 작품 <뉴욕의 방>이고, 오른쪽은 SSG의 광고 속 한 장면입니다. 신문을 보는 슈트 차림의 남자, 빨간 원피스의 여자, 두 사람 사이의 구도와 벽면의 색상 등 많은 부분이 닮아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광고 속에서 공유와 공효진 씨는 무표정하고 절제된 표정과 말투를 사용하는데, 이 역시 에드워드 호퍼 작품의 냉랭한 분위기를 활용한 것으로 세련되면서도 간결하게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보다 더 적절하게 온라인 쇼핑몰의 편리성을 강조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아트 마케팅이란 말 그대로 기업이 추구하는 브랜드 이미지 또는 제품에 예술적 요소를 더하는 고도의 감성 마케팅 기술입니다. 예술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활용하여 제품이나 서비스, 혹은 브랜드의 이미지를 고차원적으로 전달하거나 소비자들에게 정서적·심미적 만족감을 주는 등 다양한 방면으로 활용됩니다. 신세계는 이번 '쓱' 시리즈를 통해 SSG.COM이라는 온라인 쇼핑몰의 인지도를 높였을 뿐 아니라, 서비스 자체의 이미지를 보다 세련되게 정립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기업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아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데, 오늘은 국내 기업들의 사례를 몇 가지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유통가에서 활발한 아트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으며 크게 1.갤러리·아트센터 운영, 2. 상품 기획, 3. 장소·체험 마케팅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갤러리·아트센터 운영

 

 

 

우리나라에는 많은 아트센터가 있는데, 대부분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중 현대카드는 전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히는 아트 마케팅의 선두주자입니다. 현대카드는 Design·Travel·Music이라는 3가지 테마로 각각 가회동, 청담동, 이태원에 대형 테마 도서관이자 아트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그 규모뿐 아니라 소장 작품의 다양성이나 다채로운 행사로 개관 이래 많은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태원의 Music Library의 경우 Rare Collection을 통해 쉽게 구하기 힘든 앨범들을 전시하고 들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현대카드 아트센터는 그동안 현대카드가 '컬처 프로젝트' 등 대형 행사를 통해 차곡차곡 쌓아오던 아트 마케팅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현대카드뿐 아니라 금호아시아나에서는 '금호 미술관'을, 대림그룹에서는 '대림 미술관'을 운영하는 등 많은 기업들이 예술가들을 후원하고 그들의 작품을 전시·대중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2. 상품 기획

 

애경의 헤어 제품라인 케라시스는 반 고흐, 구스타프 클림트, 칸딘스키 등 세계적인 명화들과 콜라보레이션 한 패키지를 선보이며 명절 최대 선물 세트로의 입지를 굳혔습니다. 자칫 촌스러울 수도 있는 헤어·바디 용품 선물세트에 예술 작품을 덧입혀 감각적이면서도 가치 있는 선물세트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한 것입니다.

 

 

 

 

 

비슷한 케이스로 2009년에 종근당의 '펜잘큐'가 명화 콜라보레이션 한 제품 라인을 선보였고, 동원 F&B에서도 덴마크 우유에 명화를 입혀 프리미엄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예술 작품을 활용한 상품 기획의 경우 기업은 제품에 가치를 더 하고, 소비자는 일상 속에서 예술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아트 마케팅 중 하나입니다.

 

 

3. 장소·체험 마케팅 



러버덕 프로젝트 공식 포스터와 러버덕 사진의 다양한 패러디들

 

러버덕은 네덜란드의 설치 미술가인 플로렌타인 호프만이 만든 노란색 고무 오리 인형으로, 2007년부터 전 세계 16개국을 돌며 세계 평화를 상징하고 행복을 전달하는 설치 예술 프로젝트입니다. 당시 잠실에 대형 쇼핑몰을 오픈했던 롯데는 해당 프로젝트를 유치하면서 오픈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렸는데, 오픈 당시 다양한 이슈(싱크홀 등...)에도 불구하고 오리를 보기 위해 잠실로 모여든 인파 덕에 효과적으로 쇼핑몰 오픈을 알릴 수 있었습니다.

 

 


​◀ 신세계 백화점의 'Love It' 캠페인 포스터(2015),

▶현대 백화점의 Super Stage에 전시된 'PUMPKIN, GREAT GIGANTIC PUMPKIN'(2014)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예술가들과의 협업을 통한 아트마케팅을 꾸준히 전개 중입니다. 신세계백화점은 2014년 그래피티 거장 벤 아이네, 유명 디자이너 피에르 아르디와의 협업을 통한 'Love It' 패션 캠페인을 선보여 마치 패션잡지를 방불케하는 DM(direct marketing의 약자로, 백화점에서 발행하는 판촉물의 일종을 일컫는 용어로 쓰임)으로 소장가치 높은 판촉물을 선보였으며, 백화점 구석구석에 작품을 전시하여 매장 전체를 거대한 전시장으로 꾸며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현대백화점 역시 까만 물방울무늬가 박힌 거대한 호박으로 유명한 일본 설치 예술가 쿠사마 야요이 展을 개최, 작품을 활용한 시즌 패키지 등을 선보이며 성공적인 2014년 여름-가을 시즌을 보냈습니다.


이처럼 기업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예술을 활용한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아트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들은 생활 속에서 쉽게 예술을 접할 수 있고 기업은 예술 작품의 이미지에 힘입어 제품이나 서비스의 이미지를 동반 상승시키는, 말 그대로 윈윈(win-win) 하는 마케팅이 아닐까 합니다. 앞으로 더 다양하고 유익한 아트 마케팅이 많아지길 기대해봅니다.